본문 바로가기
열기
닫기
이전으로 돌아가기

독서인

메뉴타이틀

게시물 상세화면
제목 [학교도서관 옆에서 만난 책과 사람] 행복한 인생을 꿈꾸는 10대라면!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8-10-29
조회수 193


행복한 인생을 꿈꾸는 10대라면!

글_황왕용(사서교사)


 


우물 밖 여고생슬구/ 푸른향기 / 2016

‘여행을 꿈꾼다.’
팍팍한 일상에서 창밖 세계를 꿈꾸는 일은 너무 당연하다. 남녀노소를 떠나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많아졌다. 학교에서 근무하는 필자도 여행 프로그램을 기획하면 많은 학생들이 몰려드는 경험을 한 바 있다. 경험을 통해 여행의 의미를 찾아가는 학생을 보면 흐뭇하다. 다음은 올해 7월 ‘책 너머 꿈틀’이라는 콘셉트로 파주로 떠난 학생의 여행 후기다.

‘나는 교과서와 내 주변의 것 이외의 세상을 본 적이 없다.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해 할 뿐 알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책 너머 꿈틀 캠프는 내 견문을 넓힌 좋은 경험이 되었다. 파주 출판도시에 갔을 때는 학교 너머의 세계를 볼 수 있었고, 또 다른 여행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수학여행도 있었지만 그 여행은 도대체 생각의 기회를 줄 틈조차 주지 않았기에 이번 여행이 전환점이 되었다.’
이00학생 소감

몇 달 전, 학교도서관에 희망도서 신청에 ‘우물 밖 여고생’을 신청한 학생이 있었다. 우물 밖 여고생을 검색해서 내용을 확인하고 학교도서관 도서로 적합성 검토 후 구입했다.

17세 여고생의 여행기. 작가 ‘슬구’는 17세 처음으로 어릴 적 꿈이었던 일본 여행을 계획했으나 엄마의 갑작스런 ‘No show’선언으로 혼자 여행을 떠난다. 우여곡절의 오사카 여행을 다녀온 후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닫고 넓은 세상에 부지런히 걷고, 경험하기로 결심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모이고, 책이 탄생한 것이다. 책이 출판된 시점은 슬구가 고3이 되던 시기다.

<우물 밖 여고생>은 작가가 직접 찍은 여행 사진과 단상으로 이루어졌다. 10대의 단상이라고 여기기에는 가볍지만은 않다.

‘어디론가 떠난다고 해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가 펼쳐지는 건 아니다. <중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하는 이유는 그런 자잘한 경험 속에서 내가 성장하기 때문. 중요한 건 나이의 숫자가 아니다. 정말 중요한 건 그 숫자 속에 들어있는 경험이다.’ (47쪽)

그의 단상은 내게 질문을 던진다. 내가 가진 경험이 내 숫자와 어울리는가? 혹시 너무 비루하지는 않는가? 꼭 그게 여행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그의 여행은 색다른 시선이 있고, 사람과의 만남이 있다. 와르르 무너질 것만 같은 제주의 돌담에서 바람이 많이 부는 제주의 날씨를 생각하고, 나아가 인생을 대입한다. 우리의 인생에서 빈틈을 메우려고 애써도 언젠가는 센 바람을 맞아 쓰러질 것이라는 점. 빈틈없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자는 그의 시선은 여느 10대와는 달랐다. 또한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 없이 다가서는 그에게는 40을 바라보는 나에게도 없는 조화로움과 용기가 있었다. 저자는 이 또한 여행을 통해서 배웠다고 고백한다.

‘학교에서는 가르쳐주지 않는 소중한 배움이 바로 여행에 있다.’(207쪽)

슬구 작가의 글은 부연 설명 없이 단도직입적이고 짧다. 순수한 10대에게서 느껴지는 상큼하고
발랄한 느낌도 있다. 사실 필자는 그 상큼하고 발랄함, 슬구의 단상에서 내 인생에 질문을 던지며 책을 덮자마자 가족과 함께 배낭을 챙겨 지리산으로 여행을 떠났다. 물론 여행을 다녀온 후와 전의 내가 변한 건 없지만 말이다.


                                                         

한 학생의 학교도서관 희망도서 신청으로 시작한
<우물 밖 여고생>과의 만남은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작가와의 만남으로 추진되었다. 1026일 불타는 금요일, 소도시 광양에서 고등학생 90명과 슬구 작가와 만났다. 10대에서 팬덤이 형성되어 있어서인지 다른 학교 학생들도 함께 하고 싶다는 연락이 올 정도였다.

 

책을 읽고, 책을 쓴 이를 만나 환호하고, 공감하며 머리와 가슴을 채우는 기회에 간혹 어떤 사람은 묻는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큰 변화는 없다. 독서를 하고, 작가와 만나 잠시 깨달음을 얻고 다시 치열한 일상으로 돌아간다. 수행평가를 준비하고 기말고사를 준비하며, 새벽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는 것보다 경우의 수를 헤아리고 영어 단어를 외운다. 그러나 아무렇지도 않게 뜻밖의 모습으로 각자의 삶에 스며들었을 것이다. 좀 더 반가운 미소를 지을 수 있고, 단단해지며, 따뜻해진 학생들을 느낀다.

 

이미 도서관을 기웃거리는 친구들이라면 많이 읽고 공유한 책일 수도 있겠다. 현실이 답답하고, 우물 밖 세상이 궁금하고, 그 세상을 두드려보고 싶은 친구들이라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우리 아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교사와 부모라면 책장을 넘겨보는 일도 좋겠다.

 

엄마, 저는요. 혼자 돌아다니며 세상의 따뜻함을 느꼈고, 그만큼 앞으로 나는 무수히 많은 슬픔을 겪게 될 거라는 걸 알았어요. 하지만 잘 이겨낼 수 있다고, 슬픔보다 따뜻함이 더 많은 세상이라는 것도 알아요. 엄마, 저는 이런 여행을 하고 있어요.’(156)




 

 
이전글
[소설가 장마리의 독서지략] 추리기법의 소설 『블라인드』
다음글
[최보기의 이런 기능성 책이라니] 글은 어떻게 써야 하는가
0 / 100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