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열기
닫기
이전으로 돌아가기

독서인

메뉴타이틀

게시물 상세화면
제목 [소설가 이근미의 책 세상] 90년대생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9-03-06
조회수 226

 

90년대생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글_이근미(소설가)

 
 


 

『90년생들이 온다』  임홍택 저  | 웨일북 | 2018년 11월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 세대가 30년이라지만 출생년도나 사회문화적 특징을 들어 베이비붐세대, 86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로 촘촘히 구분해야 세상이 보인다. 애초에는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이들을 밀레니얼 세대로 묶었으나 요즘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를 Z세대로 분류한다.

90년생이 온다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걸쳐있는 199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분석한 책이다. 1982년생인 저자가 CJ그룹 인재원에 근무할 때 5년 차이 나는 신입사원과 인턴들이 자신과 많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이 책을 썼다.

기성세대들은 요즘 애들은 이해가 안 간다.”“고생을 안 해 봐서 뭘 모른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그러나 어쩌랴. 이해가 안가고 뭘 모르는 그들이 이제 세상의 주역인 것을. 불과 5년 차이 나는 이들이 다르다고 느낄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요즘 애들에 불만이 많다면 일단 그들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저자가 90년대생을 조명한 이유는 부제 간단함, 병맛, 솔직함으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에 드러나 있다. 20대는 막강한 소비그룹이면서 동시에 감시자 역할을 하는 무서운 존재들이다. 20대를 제대로 모르는 기업은 어느 순간 몰락의 길을 걸을 수도 있고, 그들에게 무심한 개인은 난감한 경우를 당할 수도 있다.

90년대생들은 1987년 민주항쟁을 겪은 86세대, 1997IMF 외환위기를 겪은 70년대생, 2008년 글로벌 외환위기를 겪은 80년대생과 다르다. 정치적 소용돌이와 경제 위기를 직접 체험하지 않은 90년대생들은 자신들을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 여기지 않고 특정 이상을 실현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 그런 데다 어릴 때부터 모바일을 갖고 논 디지털 원주민들이어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그들은 간단하거나 재미있거나 정직한것을 좋아한다. 길고 복잡한 것을 좋아하지 않는 90년대생들이 줄이고 뒤틀다보니 주고받는 문자를 해독불가 수준까지 이르게 했다. 모바일 앱에 익숙한 이들은 축약된 정보를 빠르게 흡수하고 필요할 때 바로 찾는 비선형적 사고방식을 지녔다.

재미가 있어야 관심을 갖는 이들은 삶의 목적을 추구한 이전 세대와 달리 삶의 유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안전과 생리적인 것을 기본적 욕구로 생각하는 게 상식이건만 90년대생들은 거기에 자아실현의 즐거움을 확고히 추가했다. 유희 추구의 특성을 안다면 주머니가 넉넉하지 않음에도 먹방과 맛집투어, 해외여행에 열심인 게 이해되리라.

정직에 민감한 만큼 90년대생들은 솔직하다. 부당함과 비합리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과감히 이슈를 제기한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90년대생들을 ‘9급 공무원 세대로 부르는데 이들이 공무원 시험을 치는 진짜 이유는 유일하게 남아있는 공정한 채용 시스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면 도전하고자 하는 의지나 패기, 근성도 없이 편한 직업만 찾는 이들이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다.

90년대생이 직원이 되고 소비자가 되었을 때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그들은 회사에 대한 충성이 곧 나의 성장이라는 이전 세대의 공식을 따르지 않는다. 불합리한 명령을 하는 상사가 버티고 있고, 퇴근이 불규칙해 유희 즐길 시간이 모자란다면 제 아무리 힘들게 들어간 회사여도 박차고 나오는 세대이다.

이런 특성을 지닌 세대의 등장으로 소비지형도 바뀌고 있다. 평소에는 간단히 끼니를 때우고 특별한 날에는 더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곳을 찾는 특성으로 인해 패밀리 레스토랑이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스타벅스가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카페에서 죽치고 공부하는 카공족과 카페에서 일하는 코피스족을 위해 꾸준하게 콘센트와 대형 공용 테이블, 바 테이블을 늘렸기 때문이다. 불공정 행위를 한 용산전자상가를 외면하는 90년대생들은 해외 직구로 백화점 업계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호갱이 되길 거부하는 그들은 정직한 제품과 서비스를 눈여겨본 뒤에야 구매를 결심한다.

세대 간의 갈등이 사회 문제로 떠올랐으나 원인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밀레니얼 세대만 해도 이전 세대와 판이하게 다르다는 분석이 많았는데 90년대생은 그야말로 신인류라 할만하다. 90년생이 온다에서 분석한 20대들의 달라진 사고와 행동을 숙지한다면 요즘 애들 이해가 안 된다는 말보다 요즘 애들한테 배워야겠다는 말이 나올 지도 모른다. 선배들이 이제 막 사회에 진입한 20대 후배들을 제대로 알기만 한다면 많은 문제가 저절로 풀릴 것이다.

손가락 하나로 모바일을 조종하며 세상을 주유하는 신인류, 그들을 깊이 탐구해 봐야 할 때이다. 20대와 머리를 맞대고 생활해야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핫한 20대 소비자의 마음을 잡고 싶거나 요즘 애들 정말 모르겠다는 분들에게도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유희를 즐기면서 부정직한 것을 걸러내는, 지루한 건 딱 질색인 20대를 만나보자.


 


 

이전글
[마음을 읽어주는 여자 박상미의 책 읽기] 『독한 시간』
다음글
[학교도서관 옆에서 만난 책과 사람]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
0 / 100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