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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수의 책으로 읽는 세상] 21세기, 우리가 바라는 리더관리자2022-01-25


     

    21세기, 우리가 바라는 리더


    글_이정수(前 서울도서관장)

    「리더라면 정조처럼」, 김준혁 저, 더봄, 2020

     

    2022년이 되었다. 언론에서는임인년이 밝았다고 하지만, 사실 임인년은 음력 11일부터 시작된다. ‘임인(壬寅)’은 검은 호랑이라는 뜻으로, 많은 호랑이 중에서도 강력한 리더십, 도전정신, 독립성, 강인함, 열정적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누구나 새해를 맞으면서 과거와는 다른 나로 살기를 바라고, 미래를 꿈꾸며 더 나은 세상이 되길 바란다. 경제가 좋아져 생활이 윤택해지기를 원한다. 또 서로 반목하지 않고, 소통하고 화합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소망이 그저 희망사항이 아니라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멋질까.

    특별히 올 상반기에는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있다. 선거의 계절이 되면 후보자들은 수많은 공약을 쏟아내고, 자신의 지지를 호소한다. 그러나 신문이나 방송에서 보도하는 뉴스를 보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새로운 정치가 가능할까싶다. 세상은 대전환의 시대로 사회와 산업의 발달은 눈이 부시며, 국민들의 의식도 높아졌지만 이상하게 정치만큼은 발전이 없는 것 같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답답한 심정이다.

    세상에 수많은 리더가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읽기 시작한 책이 <리더라면 정조처럼>이다. 이 책의 주인공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의 제22대 왕이자, 영조의 손자이고 사도세자의 아들인 정조 대왕이다. 조선 전기의 최고 황금기가 세종 대왕 시절이라면 조선 후기에는 정조 대왕 시절이다. 정조 대왕은 아버지 세도세자의 죽음 이후,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들의 음모로 폐출 위기를 겪었고 죽음의 위기를 맞는 등 개인적으로는 비극적인 삶을 살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개혁군주로 인정받고 있다.

    오늘날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이들은 정조의 리더십을 공부하며, 닮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선 그는 엄청난 독서를 통해 지식을 넓히고, 그 결과 세상을 공평하고 폭넓게 이해하였다. 책을 반드시 두 번 읽었는데, 한번은 책의 내용 전체를 훑고 두 번째는 정독을 해서 그 책의 내용을 깊이 파악하는 방법을 취했다고 한다. 또 책 내용을 잘 기억하기 위해 기록을 하였는데, 그 내용이 문집 <홍재전서>에 기술되어 있다. <홍재전서>의 상당 부분은 신하들을 가르친 내용인데, 정조 대왕이 신하들보다 학문적인 우위에 서서 신하들의 견해를 보완해주는 스승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취약했던 왕위의 정통성은 사라지고 강력한 리더십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정조 대왕은 과거에 응시하기 위해서만 공부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신하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백성들이 자유롭게 책을 접하고 많은 지식을 얻기를 원하여 여러 차례 활자 주조도 시행하였다. 그는 백성이 읽고 쓸 수 있어야 나라가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리더들은 책을 얼마나 읽을까. 많은 리더들이 독서가일 것이다. 그러나 요즘 누가 책을 읽느냐고 얘기하는 리더들을 자주 봐왔다. 포털 사이트나 유튜브 등을 통해 지식을 얻고, 세상을 읽는다면 인지 부조화, 확증 편향에 젖어 올바른 판단이 어려울 것이다. 리더의 올바른 인식과 판단 능력과 개인은 물론 조직이나 사회에 매우 필요한 역량이다.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정조 대왕의 개혁정책을 살펴보면 좋겠다. 그는 정치의 명분을 충분히 마련하고, 재위 기간 동안 실천하며 수많은 정책을 추진하였다. 백성의 재산을 풍부하게 하고, 인재를 육성하여 나라가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국방을 개혁하고 국가 재정을 안정시킨다는 이른바, 민산(民産), 인재(人才), 융정(戎政), 재용(財用)4대 과제를 제시하였다. 특히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한 경제 활성화에 힘썼다. 경제적 토대를 만들기 위해 농업과 잠업을 장려하였고, 국가의 토목 공사에 강제로 부과하는 각종 노역과 세금을 가볍게 해주는 등 백성이 수탈당하는 고통을 없게 하고 안정된 생활을 약속하였다. 하층민의 소외 상황을 개선하고, 인권을 보호하는 정책을 추진하여 기득권의 특권을 분산시키려고 노력하였다. 정조 대왕은 국왕으로 등극할 때 내세웠던 개혁의 명분을 일관되게 실천하였는데 이는 백성들로부터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20대 대통령이 될 분도 정조 대왕처럼 국민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일관되게 실천하며 백성들로부터 사랑받는 정치를 펼치기를 바란다.

    이 외에도 정조대왕은 본인이 유학자 군주였지만 불교와 도교 등 다른 사상과 종교를 인정하는 포용의 정치를 펼쳤고, 이를 바탕으로 실학을 보다 발전시켰으며 음악과 문예를 부흥시키고, 첨단 기계를 사용하고 무예를 발전시켰으며 진경문화로 새로운 문화시대를 열었다.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가 인정한 선진국의 지위를 얻었고, K 방역으로 코로나 19의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한국의 여배우가 오스카상을 수상하였고 K 스타, K 콘텐츠 등 전 세계가 놀라는 문화부흥 국가이다. 그렇지만 풀어야할 문제도 산적해 있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코로나 19 종식이나 기후위기와 같은 지구적 난제를 풀어야 하며, 인공지능이나 메타버스, NFT라는 새로운 기술로 디지털대전환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디지털 영토를 확장하여 성장을 견인하되 그로 인해 소외받는 사람은 최소화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계층 간, 세대 간, 지역 간의 갈등도 여전하거나 혹은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SNS1인 미디어 전성시대인 요즘엔 갈등을 심화하는 편향적인 매체가 너무 많다.

    국가와 사회의 리더, 조직의 리더라면 정조 대왕처럼 먼저 착실히 공부하고, 성찰하며 통찰력을 키웠으면 좋겠다. 어떤 사안을 편향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균형 있게 바라보기를 바란다. 양극화와 혐오로 물든 사람들을 활용하여 국민을 갈라치기하지 말고 화합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를 보고 싶다. 인재를 등용할 때 당파에 얽매이지 않은 정조 대왕처럼 정파를 초월하여 국가 인재를 발탁하고, 갈등을 풀어가는 대인(大人)의 품격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그런 리더를 선택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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