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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수의 책으로 읽는 세상] 지방자치는 내 삶의 산소호흡기!관리자2022-04-26

    지방자치는 내 삶의 산소호흡기!


    글_이정수(前 서울도서관장)


    「지방자치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 정현주 저, 정한책방, 2019

     

    20대 대통령 선거를 마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또 하나의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가 61일에 시행될 예정이다. 그런데 아직은 사람들이 지방선거에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원회의 활동, 조각(組閣) 등이 눈길을 끌 시점이기는 하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제의 부작용을 줄이고, 생활 속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며 주체적인 삶을 위해서 지역주민의 대표자를 선출하는 지방선거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람들은 근대 시민혁명 이후 인간이 자율적이며 평등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산업사회를 거쳐 4차 산업혁명을 외치는 이 시대는 수평적이고 분권화된 사회로 개인의 자율성과 개성, 창발성이 요구된다. 따라서 획일적이고 수직적인 중앙집권적 통치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는 행위이다.

    2005년부터 공공도서관 관장으로 일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지식의 관문으로서 공공도서관 역할을 고민했었다. 공공도서관이 지역사회 구성원의 삶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지역공동체 활동을 주목하게 되었다. 그 후 시선은 지방분권으로 이어졌다. 공공도서관이 지역주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한 실험을 이것저것 시도하였다. 공공도서관 운영에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자발적인 지식공동체를 만들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였다. 사람들은 독서회에 꾸준히 참여하면서가족중심의 사고에서 우리마을사회로 시야를 넓혀갔고, 서로서로 선한 영향을 주고받았다. 몇 년간의 시간이 걸렸지만 사람들의 생각이, 삶의 태도가 조금씩 변해 가는 것을 목격하였다. 주민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며 몸으로 부대끼며 알아가는주민자치지방자치의 경험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었다. 사소한 것 같지만 나에게 필요한 것을 해결해주는 생활정치가 모호하고 추상적인 구호를 외치는 중앙정치보다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고, 일상생활에서의 작은 참여가 내 삶의 터전을 바꾸는 씨앗이 된다는 것도 배웠다.

    정현주의 책, <지방자치는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는가>2년 전쯤에 처음 만났다. 지방자치를 다룬 책 중 이만한 책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빠져들었다. 책의 저자는 시민단체 활동을 하다가 시의원으로 활동한 사람이다. 지방의원으로서 지방자치에 대한 고민과, 어떤 사회를 꿈꾸었는지 절절하게 썼다. 저자는 주민들의 생사여탈을 결정하며 생명정치를 수행하는 권력 그 자체인 지방자치단체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한데 반해 시민들도, 지역 활동가들도 지방자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지적하였다. 그런 문제의식으로 지역주민들이 지방자치를 정확하게 알고, 주권을 행사하고 자신의 권리를 찾기가 가능한 것을 알리기 위해 책을 썼다고 밝혔다.

    그녀는 자치는 민주주의의 초석이라고 규정하며, 인간에게 자치가 가능하려면 자신만의 삶의 법칙을 세우고 그것을 수행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내면에서 독립심이 우러나와야 하며, 독립심이란 자신의 일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고 자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와 능력이라는 것이다. 결국 개인부터 자치가 가능한 삶을 살아야 한다. 개인이든 공동체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자율성이 보장되어야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규범과 법칙을 토대로 자율과 참여가 가능할 때 지역공동체는 상호작용하면서 다양한 문화가 창출되고, 개인의 삶도 풍성해진다.

    개인이 삶을 영위하고, 함께 나누며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삶의 터전이 지역사회이다. 지역의 공공영역이 민주화되어야 우리의 삶이 온전해질 수 있다. 저자는 서문에 이렇게 밝히고 있다.

    지방자치는 우리의 사회적 삶의 생명이 지속적으로 작동 가능하도록 산소를 제공하는 권력이자 기계장치다. 그 산소를 제공하는 지방자치라는 기계가 오작동을 일으켜 산소 공급이 중단된다면 우리의 생명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 만약 산소가 오염되었다면 그것을 예민한 감각으로 간파해 내고 산소를 정화시켜 낼 힘이 필요하다. 이 힘은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참여민주주이라는 강한 민주주의만이 신선한 산소를 제공해 우리들의 사회적인 삶에 생명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다.”

    일터이자 삶터이자 꿈터가 일치하는 지역에서 이십년 가까이 살면서, 선거철에는 주민들에게 머리를 조아리지만 당선 후에는 목에 힘을 주며 거들먹거리는 지역 정치인과 품격 없는 지방의회를 보아왔다. 이제는 이익집단으로 변한 정당정치와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정치를 이용하려는 정치인들이 눈에 보인다. 그런 탓에 지방의회는 필요 없다고 강변하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다. 어느 재벌 총수는 일찍이 우리나라의 기업은 이류, 행정은 삼류, 정치는 사류라고 혹평을 한 바 있다. 세상은 하루가 달리 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사류에 머물고 있을 것인가. 정치인도, 유권자도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이 책은 선거 출마자, 정치 지망생들의 필독서이다. 꼭 읽어보고 공부 좀 하시길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모든 유권자들도 읽어보길 바란다. 지방자치, 지방분권 그리고 6.1 지방선거! 이번에는 제대로 알고 똑똑하게 내 권리를 행사해보자. 이 소박한 바람이 큰 욕심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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