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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수의 책으로 읽는 세상] 어른대접 받으려면 어른답게 말합시다관리자2022-05-25

    어른대접 받으려면 어른답게 말합시다


    글_이정수(前 서울도서관장)


    「어른답게 말합니다」, 강원국 저, 웅진지식하우스, 2021

     

    요즘 한 달에 두 차례 책문화생태계 관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고 있다. 공공도서관 현장을 떠날 때 공식적으로 업무성과보고서는 발행하였지만, 2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관리자로 일하면서 느낀 보람과 고충, 소감 등을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였다. 매번 녹화를 시작할 때는 긴장되지만, 유튜버의 능숙한 진행 덕분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드디어 유튜브에 콘텐츠가 공개되었지만 내심 시청을 망설였다. 사실 전에도 방송 인터뷰를 할 경우에 거의 듣지 않았었는데, 방송을 통해 들리는 내 목소리가 너무 어색하고 내용도 대체로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생애 첫 유튜버와의 대화이고, 계속 출연할 것이니 모니터링 차원에서 용기를 내었다. 아이고, 횡설수설하며 떠들어댔구나! 얼굴이 달아올랐다.

    나도 조리 있게 말하는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강원국 작가의 <어른답게 말합니다>를 읽었다. 작가의 글쓰기 책도 좋았지만, 북 콘서트와 같은 행사에서 좌중을 휘어잡는 말솜씨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의심의 여지없이 책을 들었다. 예상대로 간결한 문장과 누구나 경험할만한 사례, 요약 정리한 내용 덕분에 단숨에 읽었다. 그러나 책이 쉽게 읽힌다고 내용이 쉬운 것은 아니다. 공감하고, 나를 돌아보며 되새길 내용이 많았다.

    어른답게 말한다는 것, 그럼어른의 정의는 무엇일까. 강원국 작가가 글쓰기 전에 하는 일이 어학사전 창을 열어놓고, 글 쓰면서 수시로 적절한 단어를 찾아본다고 해서 나도 따라서 검색해 봤다. 어른이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 나이나 지위나 항렬이 높은 윗사람, 결혼을 한 사람이라고 한다. 세 가지 중에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어른이 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언행에 조심을 기하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부제는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말공부이다. 사실 우리는 말공부를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보통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하는은 말할 것도 없고, 방송이나 소셜 네트워크에서 만나는 정치인이나 사회 저명인사들의 말은 그럴 듯 해 보이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에 이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의 입은 더욱 거칠어지고 저급하다. 지난 봄 대선주자 TV토론에서 후보 간의 정책대결 없이, 상대방 헐뜯기 공방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할을 잃었다. 언론도 맥락 없이 프레이밍하거나 편향적이었고, 뉴스 가치도 없는 기사에 자극적인 제목을 붙여 클릭수를 높이려고 애쓰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낮은 품격을 드러내는 것 같아 불편하다.

    저자는 누구나 말은 하지만, 제 나이에 맞는 말을 배우고 연습하는 사람이 드물다고 지적한다. 학교에서도,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말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직원들에게 문서 작성에 대한 잔소리는 제법 하였지만, 소통하는 방법을 이야기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마 스스로 제대로 말할 줄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말의 한계는 그 사람의 한계라고 한다. 나이를 먹었다고 누구나어른인 것도 아니고, 어른답게 말하는 것도 아니다. 젊은이든, 늙은이든 간에 자신의 품격을 드러내기 위해서 말하기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의 기교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상대방을 배려하며, 진정성을 갖고 오해 사지 않도록 말해야 한다. 듣는 이를 생각하면서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면 90점은 되지 않을까?

    먼저 어른답게 말하는 연습부터 해보자. 강원국 작가는 책 서문에서 말하기에 자신이 없는 우리에게, 존중받기를 원하는 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첫째, 머릿속 생각과 내뱉는 말이 따로 되지 않도록 오락가락하지 말며, 그러기 위해서는 진심을 말하라는 것이다. 둘째, 어른의 말이란 적게 말하지만 많은 것을 들려주어야 하고 본보기가 될 것이며, 위로와 깨우침을 주어야 한다. 듣는 이가 얻을 것이 없는 말은 그저꼰대의 잔소리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감정을 절제하고 의젓하게 말하라고 권하며, 마지막으로 나답게 말하는 것이다. 말이 곧 나이기 때문에 말이 거칠어지거나 투박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주의를 기울이며, 내 말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부지런히 공부하기를 제안하였다. ,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인가.

     

    이인지언 난여면서(利人之言 暖如綿絮),

    상인지어 이어형극(傷人之語 利如荆棘),

    일언반구 중치천금(一言半句 重値千金),

    일어상인 통여도할(一語傷人 痛如刀割).

     

    명심보감에 나온 말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주는 말 한마디는 따뜻하기가 마치 솜과 같고, 상대반의 가슴에 상처를 주는 말 하나마디는 날카롭기가 가시와 같아서 한마디 말은 무겁기가 천금과 같고, 한마디 말이 사람을 중상함은 아프기가 칼로 베는 것과 같다는 뜻이다. 강원국 작가는 말은 원인과 결과의 법칙이 철저히 적용되기 때문에 자신이 행하고 보여준 만큼 말 대접을 받으며, 주는대로 받는다고 하였다. 험담을 즐기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존감이 낫고, 열등감이 많은데 결과적으로 험담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해치게 된다. 뒷말도 많이 하는데, 이 역시 자신에게 도움이 될 리는 없다.

    작가는 좋은 사람만 만나고, 후회 없는 삶을 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니 험담으로 시간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사실 나도 몇 년 전부터 매일 실천하는 것이 있다. 매일 만보 걷기, 책이나 칼럼 읽기와 함께 만나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인사하기이다. 내일부터 하나 더 추가한다. 다른 사람 험담이나 뒷말, 막말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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